강원랜드, ‘카지노 독점’ 넘어서…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체질 전환 박차

내국인 중심에서 외국인 고객까지 확장… 복합문화공간 구축에 1,700억 투자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가 기존의 ‘내수 의존형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복합리조트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국인 출입 독점권에 안주하지 않고, 외국인 VIP 유치와 체류형 관광콘텐츠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외연 확장의 시발점은 카지노 운영권 확대

강원랜드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업 변경 허가를 받은 이후 경영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허가를 통해 외국인 전용 구역의 영업장 면적이 확대되고, 게임 기기 수도 대폭 늘어났다. 특히 출입 대상이 기존의 외국 국적자에서 영주권자까지 넓어졌으며, 베팅 한도도 기존 3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까지 상향되며 고액 고객 유치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총 1,796억 원을 투입해 제2카지노영업장과 복합문화공간을 신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강원랜드는 기존 내국인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고객과 장기 체류 관광객을 겨냥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계에 봉착한 '카지노 중심 구조'… 변화는 필연

2024년 강원랜드의 연결 기준 총 매출은 약 1조 4,5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카지노 부문이 전체의 85.6%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텔, 워터월드, 콘도, 스키장, 골프장 등 비게임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한계와 정부의 규제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기존 구조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며 “체류형 복합리조트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 다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합문화공간과 외국인 전략… 경쟁 리조트와의 차별화 시도

최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영종도 인스파이어 등 수도권 대형 복합리조트들이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강원랜드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함께 고소득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와 관광 패키지, VIP 특화 서비스 등 다방면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비카지노 사업 부문에서의 실질적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콘텐츠의 질과 외국인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정 비용 부담 여전… 공공성 강조한 구조의 한계

강원랜드는 공공성을 띤 카지노 운영체제로 인해 고정적인 비용 부담이 크다. 전체 매출 중 약 13%는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최대 10%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준조세 항목으로 납부되고 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4%, 교육세, 중독예방치유부담금까지 더해지면 연간 1,800억 원에서 2,000억 원가량이 세금과 기금으로 지출된다.

이러한 구조는 매출 규모가 증가해도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2045년 ‘내국인 출입 독점권’ 종료… 생존 전략 필요

더 큰 과제는 강원랜드가 보유한 내국인 출입 독점권이 2045년 종료 예정이라는 점이다. 해당 권한은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향후 연장이 어려워질 경우 강원랜드의 핵심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

회사 측도 이를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독점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하이원만의 복합 리조트 모델 구축하겠다”

강원랜드는 현재 추진 중인 체질 개선 전략을 통해 ‘복합레저 관광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2027년까지 복합문화공간을 완공해 단순한 카지노를 넘어 관광, 문화, 레저가 결합된 하이원만의 차별화된 모델을 구축하겠다”며 “카지노 사업의 공익성과 책임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