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하성·김혜성, 올림픽서 함께 뛸까…MLB 선수 LA올림픽 출전 긍정 검토

맨프레드 커미셔너 “좋은 기회” vs 선수노조 “과제 산적”…현실화 여부는 미지수

 

2028 LA 올림픽, 메이저리그 스타들 출전 가능성 열리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 LA 다저스 김혜성(26),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30).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세 메이저리거가 올림픽 무대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 야구 종목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출전할 가능성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올림픽 조직위, 그리고 선수노조 간의 논의에서 비롯된 결과다.

 

맨프레드 커미셔너 “세계 무대서 야구 알릴 기회”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16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와의 미디어 세션에서 “LA 올림픽은 야구를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MLB 사무국과 LA 올림픽 조직위원회, 그리고 선수노조가 실제 회동을 갖고 관련 방안을 논의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 자리에선 선수 출전 허용뿐 아니라 리그 일정 조정 및 제도적 장치 마련까지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고 전해졌다.

 

선수노조는 신중한 입장…“논의할 사항 많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토니 클라크 선수협 회장은 “올림픽 출전을 바라는 선수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상당히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대표팀 출전의 의미,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입장, 시즌 일정 조정, 선수 이동 지원, 보험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MLB는 162경기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도적 유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중계권·일정 재편도 변수…11월까지 시즌 연장 검토

 

MLB 사무국은 올림픽 참가를 위해 올스타 브레이크를 확대하고, 시즌 종료 시점을 11월 중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따라 방송 중계권 계약 조건도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일정 재편을 통해 경기 수를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이 국제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며 “실현 가능한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이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21 도쿄올림픽은 불참…이번엔 달라질까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MLB는 40인 로스터 내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대회에는 마이너리거 또는 퇴출된 전직 MLB 선수들 위주로 미국 대표팀이 구성됐다.

 

하지만 개최지가 LA로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내 대회인 만큼 MLB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아졌고, 흥행 면에서도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출전은 큰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구 종목의 재정착을 원하는 IOC 및 WBSC의 의지도 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대표팀 ‘드림라인업’ 기대감…현실화는 과제

 

만약 메이저리거 출전이 가능해진다면,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KBO리그 역사상 유례없는 드림라인업을 기대해볼 수 있다. 중견수에 이정후, 2루와 유격수에 각각 김혜성과 김하성이 나서는 ‘MLB 센터라인’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여기에 최지만, 배지환 등 미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다른 코리안 빅리거들도 합류할 경우, 올림픽 국가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단, 선수 출전 허용 여부는 각 구단의 결정과 협회 간 합의, 보험 및 일정 문제 등 다양한 요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야구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출전 여부는 단순한 이슈를 넘어,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기대가 걸린 사안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각 주체 간의 협의와 결단이다. 2028년 LA 하계올림픽이 야구 역사에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